[연중기획: 공무원·교사는 정치적 천민?] 미국 공무원 정치활동 폭넓게 보장-윤효원

e노동사회

[연중기획: 공무원·교사는 정치적 천민?] 미국 공무원 정치활동 폭넓게 보장-윤효원

윤효원 330 04.13 12:48




[연중기획: 공무원·교사는 정치적 천민?]


미국 공무원 정치활동 폭넓게 보장

 


윤효원(한국노동사회연구소 감사)

 


법제도에서 미국은 정당의 구성, 등록 요건, 해산 절차, 신고 등을 규정한 법규가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 헌법에서는 정당과 관련한 규정이 없으며, 연방 법률에도 정당 관련 규정은 없다. 


미국에는 1939년 제정된 「악성정치활동금지법」(An Act to Prevent Pernicious Political Activities)을 통해 연방정부 행정부 공무원(civil service employees)들의 정치활동을 취급한다. 이 법은 당시 법안을 제안한 상원의원 칼 해치(Carl Hatch)의 이름을 따 해치법(Hatch Act)으로 불리며, 최근 개정은 2012년 이뤄졌다. 


법원 공무원의 경우 사법적 비당파성(judiciary impartiality)를 유지해야 하는 업무 성격상, 정치활동에서 행정부 공무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엄격한 제한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 말하는 공무원은 연방정부 행정부 공무원과 지방정부 공무원에 한정한다.   


일반시민과 동등한 정치적 자유를 보장


이 법은 엽관제(猟官制)의 부패와 폐해를 바로잡아 정치를 정화하기 위한 것으로 이 법에서 말하는 정치행위의 금지는 상급자나 정치가의 공무원에 대한 정치행위의 강요를 금지한다는 의미에서 사실상 공무원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었다.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 직원(federal employees)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투표를 할 권리와 모든 정치 문제와 후보자에 대한 의견을 표명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여 연방정부 공무원의 선거 활동 자유를 존중하고 정치적 의견을 말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1993년에는 연방공무원에게 근무시간 이외의 정치활동을 원칙적으로 자유화하는 방향의 제도 개혁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연방공무원은 “원칙적으로 일반시민과 동등한 정치활동의 자유를 보장”받게 되었다. 주와 자치단체의 공무원도 연방과 같은 법제를 가지고 있으며, 1980년대에 들어 절반을 넘는 주가 근무시간 외의 정치활동을 원칙적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법개정이 진행되었다. 

 

정당활동 참여 폭넓게 허용 


해치법에 따라 미국 연방정부 공무원은 당파적 정치 활동을 비롯한 개인 활동과 정부에 대한 의무를 뒤섞으면 안 된다는 전제 아래, 근무시간이 아닌 때에 연방정부 시설 밖에서 연방 정부의 자산을 이용하지 않는 조건 하에서 “광범위한 당파적 정치활동”(a wide range of partisan political activities)에 관여할 수 있다. 즉 연방정부 공무원의 정당활동 참여를 허용하는 것이다. 


해치법에서 말하는 당파적 정치활동이란 “당파적 정무직(a partisan political office)을 위한 후보, 정당, 당파적 정치단체의 성공이나 실패를 목적으로 행해지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당파적 정치단체(a partisan political group)란 “정당 혹은 당파적 정무직에 소속되어 있는 단체(예: 민주당하원선거운동위원회), 당파적 목적을 위핸 조직된 단체(예: 공화당전국여성연맹),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단체”를 말한다. 


근무시간 전후, 근무지 밖에서는 사실상 자유 


당파적 정치활동에 관한 일반 규칙은 “일과 중에 연방정부 근무지에서 연방정부의 자원(컴퓨터, 휴대전화, 이메일 등)을 이용하여, 또는 연방정부 직원으로 식별되는 조건(공무원을 알리는 복장이나 표식 등의 착용)에서 당파적 정치활동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고위직의 경우에는 일과 이외의 시간에도 정치활동을 하는 것이 제한된다. 


또한 연방정부 공무원은 고의로(knowingly) 정치자금을 간청(solicit), 수락(accept), 수령(receive)하면 아니 된다. 또한 당파적 정무직에 출마할 수 없다.


하지만, 모든 연방행정부 공무원(all federal employees)은 정치자금 모금행사에 참가할 수 있으며, 정치헌금(political contribution)을 낼 수 있다. 또한 소셜미디어에서 정치자금 모금자에게 “참석” 혹은 “관심” 등의 의견 표명을 할 수 있다.


연방행정부 공무원은 정치헌금 기부자가 부하직원이 아닌 한에서 노조의 동료 조합원에게 정치헌금을 간청하거나 그들로부터 정치헌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해당 공무원이 정치자금 모금행사의 주최자가 아니고, 직접 초청장을 보내지 아니하며, 초청장 주소에 자신의 이름을 표시하지 않은 한에서 자신의 주거지를 정치자금 행사를 위한 장소로 빌려줄 수 있고, 그 행사에 참가할 수 있다. 


연방정부 공무원은 겸직으로 연방직(하원)에 출마할 수 없으며, 정당이 후보를 지명하는 당파적 선거에 후보에도 겸직으로 출마할 수 없다. 반면에 비당파적 선거에는  출마할 수 있는데, 비당파적 선거란 출마 후보들이 정당 소속에 의해 선정되지 않은 선거를 뜻한다. 


미국은 일반시민에게 정치기부금에 세액공제를 하지 않는다. 따라서 공무원이 낸 정치기부금도 세액공제를 받지 못한다.  


허용되는 정치활동, 금지되는 정치활동 


미국 연방공무원에게 허용되는 정치활동은 다음과 같다.  


- 투표자 등록 및 투표

- 비당파적 선거에서의 공직자 후보

- 투표자 등록 운동 지원

- 정치자금 행사 참여

- 정치적 캠페인과 혹은 정당에의 기부금

- 후보에 대한 찬성/반대, 국민투표 문제, 헌법 개정이나 지방조례를 위한 캠페인

- 추천서 서명 및 회람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 연설 및 연설문 배포

- 정치클럽 혹은 정당의 직위 보유(hold office)

- 정치대표자모임 이나 전당대회 대의원으로 참석

- 정당 혹은 후보자를 위한 봉투 발송

- 개인차량에 당파적 정치 스티커 부착

- 쇼셜 미디어에서 후보자에 대한 “좋아요”, “친구”, 혹은 “팔로우”


미국 연방공무원에게 금지되는 정치활동은 다음과 같다.  


- 물품, 시간, 직함, 인력 등 정부 자원의 사용

- 근무 중(on duty) 당파적 정치활동에 관여(engage)

- 정부청사에서 당파적 정치활동에 관여

- 근무복을 입은 상태로 당파적 정치활동에 관여

근무 중 정치/캠페인 슬로건을 담은 배찌 등의 착용

- 개인적으로 정치헌금을 간청, 승인, 수령

- 당파적 정치활동과 관련하여 다른 연방 공무원을 강요

- 당파적 선거의 공직 후보

- 선거에 관여하기 위해 직무상의 권위나 영향력 행사

- 공식연설이나 기타 활동으로 당파적 정치연설

- 소셜 미디어에서 정치자금 포스트에 “좋아요” 혹은 “우호적” 등의 리플

 

캘리포니아 주정부 공무원 사례 


주정부 공무원의 경우 주에 따라 연방정부 공무원보다 더 많거나 더 적은 정치적 자유를 누린다. 주정부 공무원의 정치활동 허용 범위를 캘리포니아 주의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 주정부 공무원(State employee)은 근무시간 이외의 시간에 정치자금 행사에 참가할 수 있다. 이 경우 공무원으로서의 신분이나 직함을 사용할 수는 없다. 

- 주정부 공무원은 근무시간 이외의 시간에 근무지 이외의 장소에서 주정부 재산을 사용하지 않는 한에서 정치적 캠페인에 참가할 수 있다. 

- 주정부 공무원은 캠페인 뱃찌 혹은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티셔츠를 근무시간 중에 입을 수 있다. 단, 공중(the public) 혹은 민원인(clientele)과의 직접적인 접촉이 없는 경우로 한정된다. 

- 주정부 공무원은 근무시간 이외의 시간에, 근무지 이외의 장소에서 개최되는 정치적 집회에 참가할 수 있다. 

- 주정부 공무원은 개인차량에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스티커를 달고 주정부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 공무원이 가입한 노조의 경우에도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당파적 정치활동을 할 수 있다. 


- 노조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위하여 포스터, 팜플렛, 뉴스레터, 이메일, 웹자보, “트위트”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티셔츠, 야구모자, 뱃찌, 마우스패드, 커피잔, 스티커, 페넌트 등으로 만들어 배포할 수 있다. 

- 당파적 정치적 성격을 띤 노조의 게시물도 음란, 명예훼손, 중상비방의 경우가 아닌 한 허용된다.

- 노조가 특정 후보나 정당에 대한 지지 혹은 반대의 메시지를 조합원 근무지에 게시할 권리는 없다. 

- 노조는 다른 단체가 하듯이 근무지에서 집회를 개최할 수 있다. 단 주정부 청사의 출입을 방해하거나, 평화를 해치거나, 재산상 피해를 주거나, 공중에 대한 업무를 방해하거나 해서는 아니 된다. 

- 노조는 노조 회의 등 비당파적 정치 목적(non-partisan political purpose)을 위하여 주정부 시설을 사용할 수 있다.



이 글은 2023년 한국노총 공무원본부·중앙연구원과 공무원노동조합연맹이 진행한 ‘공무원 정치기본권’ 연구를 위해 필자가 집필한 해외사례를 재정리한 것이다. 



출처: <e노동사회> 2024년 4월호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