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과 진심으로-연대를 통한 변화의 출발'

이상원의 블로그

<똑똑똑> '공감과 진심으로-연대를 통한 변화의 출발'

최고관리자 0 1,812 2020.09.08 16:31

※ <똑똑똑>은 사회적 이슈를 제기하는 노동조합이나 시민단체 활동가를 만나는 공간입니다.


 


e노동사회 <똑똑똑>

‘공감과 진심으로-연대를 통한 변화의 출발'

 

 

작성: 이상원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교육차장

 

8월 28일(금) 오후, 노회찬재단 사무실에서 이성재 홍보기획국장을 만났다. 故 노회찬 의원 2주기 추모 주간을 돌아보며 노회찬 정신과 노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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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재 노회찬재단 홍보기획국장


이상원(이하,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성재(이하, ): 노회찬재단에서 홍보기획국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성재입니다. 어느 조직이나 홍보의 역할은 있겠지만 노회찬재단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전반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나간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 재단에서 일하시기까지 어떤 일을 하셨나요? 

 

: 처음 사회생활을 웹디자이너로 시작해 국회의원 비서실 홍보/정책 업무 등 다양한 일을 해왔습니다. 문제해결적 성격이 강한 디자인 업무의 특성도 있고, 오지랖이 넓은 성격 덕인지 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사회 현상은 단면적이지 않고 다양한 요인들이 섞여 입체적으로 나타난다고 보는데요. 이를 좌우하는 것은 법이나 제도 같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갖던 중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작년부터 일하고 있습니다.

 

: 故 노회찬 의원님과의 인연이 있었습니까?

 

: 국회에서 일하던 시절 의원님과 관련한 두 에피소드가 기억납니다. 첫 기억은 직접 뵈었던 때인데요. 제가 속한 의원실과 노회찬 의원실이 같은 층에 있었습니다. 신기하게 몇 번 마주쳤는데 생각보다 체구가 작으신 거에요. 반대로 언행이나 쌓아온 것들은 크게 느껴지는 분이었다는 기억이 납니다. 다른 하나는 의원님의 국회장(國會葬) 시기 우연히 일행을 마주쳤었는데 아직도 그 풍경이 마음속에 깊이 남아있습니다.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노회찬재단]

 

: 조직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 운영실, 사업기획실, 기록연구실로 구성되어 있고, 사무총장님까지 총 7명이 상근입니다. 비상근인 이사장님과 최근 인턴 1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 각 실별 사업이 다를 것 같습니다. 

 

: 운영실은 후원회원 관리와 대외협력, 사업기획실은 사업 기획과 진행 전반을 맡고, 저는 이 안에서 홍보담당자로 재단 사업을 외부에 알리고 있습니다. 저는 재단의 사업에 대해서 ‘과거’와 ‘미래’ 두 축으로 설명 드리면 어떨까 싶은데요. 기록연구실에서는 과거의 기록을 ‘아카이빙(Archiving)’ 하는 작업과 함께, 이를 기반으로 전시 등 그 다음 단계의 콘텐츠를 만드는 기획까지 포함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주제로 하는 사업은 의원님이 꿈꾸셨던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로 나아가기 위한 ‘나라비전 만들기’, 인문학습의 장을 제공하는 ‘노회찬 정치학교’등이 있겠습니다.

 

 

[마음을 모으는 구심점,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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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22, 노회찬 의원 2주기 헌정공연 <새벽첫차, 6411> (출처: 노회찬재단)

 

: 지난 7월 노 의원님의 2주기 추모 주간(7/13~24)이 있었습니다. 기획단계부터의 흐름이 듣고 싶습니다.

 

: 1주기 때는 슬픔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고 그 마음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 분위기에서 너무 벗어나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2주기 추모 주간에는 슬픔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우리가 몰랐던 의원님을 만나보자는 취지로 ‘2020, 노회찬을 다시 만나다’로 테마를 잡았습니다. 코로나로 많이 축소가 됐지만 특히 헌정 음반이 큰 줄기였던 것 같습니다.

 

: 말씀하셨던 취지대로 잘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까? 

 

: 각자 의원님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방식은 다르겠지만 ‘노래라는 것이 이 마음을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다’는 사무총장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콘서트 규모가 많이 축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참여해주신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함께 같은 정서를 느꼈던 것 같아서 잘 진행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차후년도 추모 주간에 계획하고 계신 활동은 무엇입니까?

 

: 두 가지 큰 사업이 있습니다. 의원님 평전이 내년 상반기 발간 예정입니다. 평전의 경우 재단이 발주한 사업이긴 하지만 철저히 평전 기획위원회에서 독자적으로 제작 중입니다. 그 외 명필름과 함께 제작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노회찬, 6411)가 하반기 개봉 예정입니다. 

 

 

[노회찬 정신-공감과 진심으로]

 

: 노 의원님 하면 대표적인 것이 ‘6411 연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때부터 ‘투명노동자’의 존재가 알려졌던 것 같습니다.

 

: 지금도 유효한 의원님의 가치를 먼저 언급하자면 '일상의 언어'로 정치를 하셨다는 것입니다. 쉬운 언어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그 뒤에 엄청난 고민이 있어야한다고 보는데, 특히 ‘투명노동자’라는 표현이 굉장히 절묘하다고 생각해요. 

 투명노동자란 존재하되 존재하는 것조차 모르는 노동자들이거든요. 사회가 돌아가는 과정에서 극한 영역에서 떠받치는 많은 분들이 있는데 우리는 존재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재단의 <6411 프로젝트>도 그 연장선상입니다. 기본적으로 4개 영역이 있습니다. 청소, 봉제, 돌봄노동, 그리고 원전노동자입니다. 지향점은 실제로 노동자를 인터뷰하고 문제점을 찾고, 나아가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보좌진이나 의원들을 설득하고 협업해 나가는 과정들을 작동시키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시스템,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 국정감사를 통한 문제점 지적과 함께 법안 제·개정까지 이어지는 것을 목표로 각 영역의 전문가를 섭외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 상황에서 투명노동자의 실태가 드러난 부분이 있었습니까?

 

: 6411 프로젝트와 연관지어 보면 청소노동자의 경우 재택근무는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코로나 상황에도 누군가는 청소를 해야 합니다. 오히려 살균, 소독을 강화한 탓에, 화학제품에 더 노출되는 힘겨운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원전노동자의 경우 위험의 외주화가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부분이고, 돌봄노동자의 경우 업무적으로 ‘대면활동’이 필수적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일감이 끊깁니다. 봉제노동 또한 수십 년간 노동여건이 제자리인,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코로나가 가장 가난한 사람부터 앞자리로 불러냈다'는 기사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 본인이 생각하는 ‘노회찬 정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어떤 문제를 접할 때 권위나 특권의식이 아닌 공감과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콘텐츠 홍보 방법론 중에 ‘페르소나 마케팅’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페르소나가 송강호 배우인 것처럼 마케팅에 있어서도 가상의 상을 정해놓고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노회찬재단을 누군가는 무겁거나 경직되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홍보 업무에 있어 더욱 그러한 가치를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스템의 전환을 위해 주체성을 갖고 연대해야]

 

: 노동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아직도 사람들은 근로자라고 하면 화이트칼라, 노동자는 블루컬러를 연상하는 경우가 많다고 봅니다. 그러나 근로자와 노동자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주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 ‘노동자’의 정의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노동자라는 인식을 깨우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 환경이 변화하고 나아지기 위한 연대의 가치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러한 인식을 노동자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까요?

 

: 노동현장에서는 당연하다고 여겨지지만 알고 보면 불합리의 산물인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학생으로서 과제를 위해 밤을 새는 것과 회사에서 밤샘 야근을 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이지만, 사회초년생들은 구분을 못하고 본인이 처한 노동환경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것이죠.

 한 비유로 영화 <매트릭스>에서 빨간약(가상세계 위의 현실세계를 인지하는 약)을 먹는 것처럼, 노동자도 스스로 정당한 노동을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는 다 같은 노동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상식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들을 자기 영역에서 실현하기 위한 1차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스스로 되돌아보는 의미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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